변화하기

2024. 11. 15. 00:36끄적끄적/일상

육아휴직 5개월차에 들어서면서 이 삶에도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7~8시쯤 기상해서 아기 밥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조금 놀아주다가 낮잠 재우고, 일어나면 밥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산책다녀와서 기저귀 갈아주고 밥주고 목욕시키고 재우고.

그런데, 쳇바퀴 도는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허탈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물론, 육아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의 성취라는 측면에서 시간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느낌.

그래서 책이라도 좀 읽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냥 웹소설이나 읽고, 뉴스나 보고 인스타나 보다보면 새벽 두시.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니, 다음날 아침은 또 피곤으로 찌들어서 멀쩡하지 못한 정신으로 오전을 보낸다.

어느날 산책을 하다 문득 그런 글귀가 머리를 스친다.(산책은 생각을 떠올리거나 정리하기에 정말 좋은 일이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
돌아보니 정말 내 모습이 그랬다. 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늘 똑같은 삶을 사는게 꼭 망상증에 걸린것처럼 느껴졌다.
변화의 필요성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정신병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뭘 할까 하는 생각은 위의 글귀와 동시에 떠올랐고, 그 답도 동시에 떠올랐다.
(아니 사실 이 일련의 생각들은 퍼즐이 자동으로 맞춰지듯 한순간에 완성되었다고 해야 정확할것 같다.)
일기.
변하기 위해서는 먼저 뭘 변화시길건지 다시 말하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변해가는 모습이 기록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 결정을 거들었다.
(일기... 일기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지만, 여기서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오래도록 인터넷에 쳐박혀있던 블로그가 떠올랐다. 버려지고 잊혀졌던 내 보물창고.
낡은 일기장을 찾아 먼지를 털듯 카테고리와 게시물을 정리했다.
그리고 쓰고싶었던 주제를 생각하며 카테고리를 추가한다.

그렇게 나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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